설 연휴에 사흘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더니 수돗물이 안 나온다고 해 봅시다. 집주인에게 연락하기 전에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건 수리비를 누가 내느냐일 겁니다. 동파 세입자 책임은 "세입자가 낸다"나 "집주인이 낸다"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언 곳이 수도계량기면 지자체 수도 조례가, 집 안 배관이나 보일러면 민법의 임대차 규정이 비용을 가르고, 두 규정 모두 비용이 넘어오는 조건으로 관리 소홀을 걸어 둡니다. 그러니 한파가 오기 전에 할 일도, 터진 뒤에 할 일도 "관리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느냐"에 맞춰집니다.

얼어붙은 자리부터 봐야 누가 내는지 보입니다
어디가 얼었는지는 증상으로 대부분 가려집니다. 보일러 제조사 귀뚜라미가 동결사고 예방 안내에서 증상별로 나눈 것을 기준으로, 연락할 곳과 비용을 정하는 규정을 옆에 붙이면 이렇습니다.
| 증상 | 언 곳 | 먼저 연락할 곳 | 비용을 정하는 규정 |
|---|---|---|---|
| 찬물이 아예 안 나온다 | 수도계량기·수도 배관 | 계량기 파손이면 수도사업소, 배관이면 집주인 | 계량기는 수도 조례, 배관은 민법 |
| 보일러는 도는데 온수만 안 나온다 | 보일러에 연결된 직수·온수 배관 | 집주인 | 민법 |
| 난방을 켜도 바닥이 차다 | 보일러 내부나 난방 배관 | 집주인, 그다음 제조사 고객센터 | 민법 |
귀뚜라미는 세 번째 경우를 "자가 조치가 힘든 경우"로 분류하고 제조사에 연락하라고 적었습니다. 계량기는 다른 설비와 달리 수도사업소가 직접 바꿔 주는 물건이라 계산이 따로 갑니다.
계량기 동파 교체 비용, 4만1천 원은 누가 내나?
서울 기준으로는 한파에 얼었다면 시가 냅니다. 서울특별시 수도 조례 제42조 제1항은 계량기가 파손되면 시가 교체하고 비용은 수도사용자등이 낸다고 정해 두고, 제2항에서 예외를 둡니다. "수도계량기가 자연재해로 파손되거나 동파된 경우에는 시의 부담으로 수리 또는 설치한다." 단서도 바로 붙습니다. 계량기를 보온조치하지 않았거나 보호통이 훼손·노출·이탈돼 동파됐다면 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파 동파를 시가 부담하게 된 건 2022년 10월 17일 개정부터이고(서울시 발표), 2025년 3월 27일 시행본에도 그대로 있습니다.
보온을 안 해서 얼었을 때 내는 돈은 서울시가 2022년 동파 대책 발표에서 밝혔습니다. 구경 15mm 가정용 계량기 기준 계량기 대금 2만7천 원에 설치비 1만4천 원, 합쳐 4만1천 원 수준입니다. 2022년 금액이라 지금은 다를 수 있고, 서울 밖이라면 그 시·군의 급수 조례를 따르니 관할 수도사업소에 물어보는 게 정확합니다.
단서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같은 발표에서 서울시는 2021~2022년 겨울 동파 3,621건을 나눠 봤더니 보온 미비가 67.7%, 장시간 외출이 24%, 계량기 노출이 6.5%였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11월 발표에서도 지난겨울 2,046건 중 97%가 보온 미비나 장기 부재 가구에서 났다고 했습니다. 두 해 모두 동파 대부분이 보온 미비나 장기 외출처럼 사는 쪽의 관리와 닿아 있는 원인에서 나왔습니다. 그중 보온 미비와 계량기 노출은 조례 단서에 그대로 해당하고, 2021~2022년 겨울 비율로 합치면 74.2%(67.7+6.5)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갈라 둘 것이 있습니다. 조례가 말하는 '수도사용자등'은 제2조에서 급수설비의 "사용자ㆍ소유자 또는 관리인 등"으로 정의돼 있습니다. 조례는 시와 수도를 쓰는 쪽 사이의 정산만 정하고, 그 안에서 세입자와 집주인 중 누가 낼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둘 사이는 다음 절의 민법으로 따집니다. 그래서 세입자에게 실제로 쓸모 있는 건 보온했다는 기록입니다. 서울시는 계량기함을 헌옷·에어캡·비닐 같은 보온재로 채우고 찬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비닐을 넓게 붙여 막으라고 안내하는데(2020년 12월 동파 경계 안내), 그렇게 채운 계량기함을 날짜가 남는 사진으로 찍어 두면 단서에 걸리느냐는 다툼에서 근거가 됩니다. 입주했을 때 계량기함이 비어 있다면 채우기 전 모습을 찍어 집주인에게 문자로 알리고, 채운 뒤에 한 장 더 찍어 두면 두 상태가 다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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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단열 에어캡 (사각 캡·폭 넓은 롤)
서울시가 계량기함 보온재로 꼽은 것 중 하나가 에어캡입니다. 헌옷은 젖으면 마른 것으로 갈아 줘야 하는데, 에어캡은 비닐이라 젖어도 물을 머금지 않습니다
건물 전체가 계량기 하나를 같이 쓰는 원룸도 있습니다. 조례 제29조가 단일 계량기를 여러 세대가 쓰는 경우의 요금 계산을 따로 두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이런 구조라면 그 계량기의 보온을 세입자 한 사람의 몫으로 돌리기는 어렵고, 다툼이 생겨도 세입자 쪽에 할 말이 많습니다.
보일러 동파 세입자 책임은 어디서 갈리나?
출발점은 집주인입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계약 기간 동안 목적물의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지웁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의 임대인 권리·의무는 난방시설이 고장 난 사례를 들어 답을 줍니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판결을 인용해, 세입자가 별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사소한 파손이 아니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지고, 난방시설은 그런 사소한 파손으로 보기 어려우니 임대인이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약서에 수선의무를 면제하는 특약이 있어도 범위를 명시하지 않았다면 세입자 몫은 소규모 수선에 그치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여전히 임대인에게 남는다고 같은 자료가 적었습니다.
앞의 사소한 파손을 빼면, 세입자 몫이 생기는 건 반대편 의무를 어겼을 때입니다. 같은 생활법령의 임차인 권리·의무는 임차인이 계약 기간 동안 집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한다고 적습니다(민법 제374조). 법이 동파에 맞춰 이 주의를 따로 정해 두지는 않았고,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 가늠할 때 가장 구체적인 기준이 제조사 안내입니다. 귀뚜라미는 보일러 내장 동결 방지 기능이 작동하도록 겨울 동안 전원을 연결해 두고 가스밸브와 분배기 밸브를 열어 두라고 안내합니다. 자사 제품은 난방수가 8℃ 아래로 떨어지면 순환펌프를, 5℃ 아래면 난방을 돌리는 방식이라 전원이 빠지면 이 기능이 멈춥니다. 외출할 때는 보일러를 끄는 대신 실내온도를 10~15℃로 두거나 외출모드·예약모드를 쓰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한파 속에 보일러 플러그를 뽑고 며칠 집을 비웠다가 배관이 얼었다면, 다툼이 생겼을 때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읽힐 행동입니다. 반대로 전원과 밸브를 그대로 두고 외출모드를 걸었는데도 바깥 노출 배관이 얼었다면 보온재 상태나 배관 위치 같은 설비 쪽 문제로 볼 여지가 큽니다. 다만 보온재가 찢기거나 벗겨진 걸 보고도 집주인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이렇게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수리가 필요한 곳을 알리는 건 민법 제634조가 정한 세입자의 의무라, 본 날 문자로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사건마다 다르지만, 갈리는 지점은 세입자가 할 관리를 했느냐입니다. 외출모드를 쓰면 난방비가 어떻게 되는지는 원룸 난방비 글에서 따로 따져 뒀습니다.
수도 동파 온도 기준: 영하 10℃ 아래로 이틀
서울시는 일 최저기온으로 동파 예보 단계를 나눕니다. 2025년 11월 발표에 실린 판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 단계 | 일 최저기온 | 상황실 |
|---|---|---|
| 1단계 관심 | -5℃ 이상 | 기관별 자체 유지 |
| 2단계 주의 | -5℃ ~ -10℃ | 기관별 자체 유지 |
| 3단계 경계 | -10℃ ~ -15℃가 2일 이상 지속 예보 | 24시간 상황실 |
| 4단계 심각 | -15℃ 미만이 2일 이상 지속 예보 | 24시간 상황실 |
선이 그어지는 곳은 경계입니다. 서울시는 2022년 발표에서 "보온조치를 해도 영하 10도 미만의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동파가 발생하고, 영하 15도 이하의 날에는 동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적었습니다. 계량기함을 채워 두는 것만으로는 이 선을 못 넘는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때부터 물을 흘립니다. 2025년 11월 안내는 한파가 이틀 이상 이어질 때 수도꼭지를 틀어 2분 동안 종이컵 한 잔 정도가 흐르게 하라는 것입니다. 2023년 12월 안내는 더 많이 흘리게 했습니다. 0℃~영하 10℃면 45초, 영하 10℃ 미만이면 33초에 종이컵 하나였고, 그렇게 10시간 흘려도 가정용 요금으로 하루 300원 미만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기준은 그보다 적게 흘리는 쪽이니 비용도 그 아래입니다. 영하 10℃ 위라도 며칠 집을 비운다면 틀어 두고 나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울시는 2020년 12월 안내에서 수도를 장시간 쓰지 않으면 동파가 쉽게 일어난다고 적었고, 앞의 통계에서 장시간 외출이 원인의 24%였습니다.
기준을 볼 때 하나만 조심하면 됩니다. 일기예보의 서울 최저기온과 내 동네 기온은 다릅니다. 서울시는 2021년 12월 26~31일 서울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9.95도였을 때 동파가 많았던 노원구는 영하 13.3도였다며, 2022년부터 수도사업소가 관할 지역 기상에 따라 단계를 따로 올릴 수 있게 했습니다. 서울 예보가 영하 9도라도 동네 예보가 영하 10도 아래로 이틀이면 그날 밤부터 물을 흘리는 편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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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함 뚜껑 둘레에 틈이 보이면 찬 공기가 들어오는 길입니다. 문풍지로 둘레를 막으면 서울시가 말한 "찬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를 거드는데, 뚜껑을 열고 닫을 일이 있으니 여닫는 데 걸리지 않는 두께로 고르세요
이미 얼었다면, 녹이기 전에 알릴 곳
손대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민법 제634조는 임차물에 수리가 필요하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밤이라 연락이 안 돼 급하게 수리했다면, 세입자의 관리 소홀로 언 게 아닌 한 민법 제626조에 따라 보존에 필요한 비용은 바로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생활법령은 이 필요비에 "임대인의 동의 없이 지출한 비용도 포함"된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청구하려면 언 자리 사진, 수리 내역, 영수증이 있어야 합니다. 보일러 수리 업체를 부를 때는 포털이나 114에 제조사 이름으로 등록된 사설 업체를 피하고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를 쓰라는 게 귀뚜라미의 당부입니다. 사설 업체의 유상 수리는 제조사가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직접 녹여도 되는 건 계량기와 보일러에 연결된 직수·온수 배관까지입니다. 난방을 켜도 바닥이 찬 경우처럼 보일러 내부나 난방 배관이 얼었다면 앞의 표대로 제조사 고객센터에 맡깁니다. 계량기는 서울시 2025년 안내대로 50℃ 이하의 열로 천천히 녹입니다. 2020년 12월 안내는 토치나 헤어드라이어 같은 화기를 쓰지 말라고 못 박았습니다. 계량기 지시부가 깨지거나 부풀어 올랐다면 녹일 대상이 아니라 바꿀 대상이니 120다산콜재단이나 관할 수도사업소, 아리수 사이버고객센터의 '수도계량기 교체신청'으로 신고합니다. 보일러 쪽 직수·온수 배관은 귀뚜라미 안내대로 보온재를 벗기고 50~60℃ 물수건으로 감싸기를 반복합니다. 히터나 열선을 쓰면 화재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같은 안내가 적었고, 서울시도 열선 과열 화재를 이유로 계량기와 연결 배관에는 열선을 쓰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한파 예보가 뜬 주에 묻게 되는 것
보일러 동파 온도는 몇 도부터인가요?
귀뚜라미 기준으로 보일러는 바깥 기온이 아니라 난방수가 8℃ 아래로 내려갈 때부터 스스로 동결을 막습니다. 8℃ 아래면 순환펌프를, 5℃ 아래면 난방을 돌리는데, 이 기능은 전원이 연결돼 있어야 작동하고 기준 온도는 제조사마다 다르니 설명서를 확인하세요. 귀뚜라미는 동결사고 대부분이 물이 흐르는 배관에서 난다며 직수·난방수·온수 배관을 모두 보온재로 감싸라고 했으니, 기능만 믿지 말고 보온재 상태도 함께 보세요.
계약서에 '수리비는 임차인 부담' 특약이 있으면 동파도 세입자가 내나요?
범위를 적지 않은 '수리비 임차인 부담' 특약이라면 보일러 교체 같은 큰 수리까지 세입자에게 넘어오지는 않습니다. 생활법령이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면제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특약에서 세입자 몫을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으로 한정하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임대인에게 남긴다고 봤습니다. 다만 특약에 동파를 콕 집어 적었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계약서 문구부터 확인하세요.
계량기 동파 신고는 어디에 하나요?
서울이라면 120다산콜재단, 관할 수도사업소, 아리수 사이버고객센터 중 한 곳에 하면 됩니다. 사이버고객센터는 '온라인 민원신청'에서 '수도계량기 교체신청'으로 들어가고, 신고하면 수도사업소가 계량기를 바꿔 줍니다. 서울 밖은 그 시·군 상수도사업소가 같은 일을 맡습니다.
첫 겨울을 맞는 원룸이라면 한파 예보가 뜨기 전에 세 가지만 해 두면 됩니다. 계량기함 위치를 확인해 보온재를 채우고 사진을 남기기, 보일러 플러그와 가스·분배기 밸브를 그대로 두기, 동네 최저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이틀 잡히면 외출할 때와 잠들기 전에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두기. 창 쪽 외풍까지 손볼 생각이라면 뽁뽁이·문풍지 붙이는 자리를, 입주 날 찍어 둘 것들은 이사 체크리스트에 정리돼 있습니다.
이 글은 서울특별시 수도 조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서울아리수본부) 발표,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귀뚜라미보일러 안내를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니고 직접 겪은 사례도 아닙니다. 실제 분쟁은 계약서와 사고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문의하세요. 상품 가격은 변동될 수 있으니 정확한 가격은 판매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